오늘한시 #54 우리의 혀는 색을 잃었죠

애초에 목소리는 없어요우리의 혀는 색을 잃었죠말은 어둠 속에 잠기지만 표정이라도 보이는 곳에 있어줘요벌써 저기 멀어진 당신등 뒤의 얼굴이 낯설어요우리 사이엔 발자국이 어지러워요그곳에 내 문자가 도착이나 할까요 - 팽창하는 우주, 권민경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7. 15.
• textsms

오늘한시 #53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

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 - 레몬, 허수경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5. 14.
• textsms

오늘한시 #52 세상 어떤 아름다운 문장도 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

그 여름세상 어떤 아름다운 문장도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그래 있었지오전과 오후의 거리란 게 딱 이승과 저승의 거리와 같다고그날도 오후 두시는 딱 죽기 좋은 시간이었고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울어보았다- 그리운 맨드라미를 위하여, 이승희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5. 5.
• textsms

오늘한시 #51 당신이 가신 뒤에는 여름밤이 길어요

당신이 계실 때에는 겨울밤이 짧더니당신이 가신 뒤에는 여름밤이 길어요- 여름밤이 길어요, 한용운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5. 2.
• textsms

오늘한시 #50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

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,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짧았다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- 레몬, 허수경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4. 30.
• textsms

오늘한시 #49 다음은 없다. 이것이 청춘에 대한 합당하고 유일한 정의이다.

다음은 없다. 이것이 청춘에 대한 합당하고 유일한 정의이다.온 방을 뒤져 단 하나의 감정을 찾아보지만,나는 언제나 그럴 듯하게 실패할 뿐.부정을 위한 부정. 생애를 위한 생애 가치와 기준 따원 없다.그러니 가르치려 들지 말라.천년의 바위가 되느니, 찬란한 먼지가 되겠다 - 청춘, 유희경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4. 27.
• textsms

오늘한시 #48 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시간은 체온 같았다

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시간은 체온 같았다 오른손과 왼손의 온도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놓았다 가장 잘한 일과 가장 후회하는 일은 다르지 않았다 - 체온, 장승리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3. 11.
• textsms

오늘한시 #47 사랑은 적당히 줄 수 없는 거라고

나는 납득할 수 없었지 대체 왜 물을 주는데 죽는 거냐고 사랑은 적당히 줄 수 없는 거라고 - 슬픈 식목일, 엄지용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2. 12.
• textsms

오늘 한시 #46 하물며 평생을 마주칠 수 없는 낮과 밤조차

해는 다 졌고 꽃도 저물었고 하루가 죽었고 마음의 지평선 위로 별이 총총 눈을 떴고 달은 튕겨 오르고 너는 불쑥 솟고 내 어둠에 네가 불을 켰고 너와 나의 빈틈 사이로 한숨이 날아들고 너는 잦아들고 너의 귓속말이 바람으로 불어오고 나는 흔들리고 눈썹 아래로는 작은 바다가 생기고 그냥 울어버리고 그대로 미칠 것 같은데 나 어떡하냐고 불꽃처럼 확 없어져 버리고 싶다고 - 질식, 서덕준 -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4. 1. 21.
• textsms

오늘 한시#45 온 세상을 후드득 짧게 적시고

그날 소나기가 내리던 날 온 세상을 후드득 짧게 적시고 사라지던 그날 그 남자애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 나를 조금이라도 떠올린 적은 없었는지 하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해 본다 축복, 손보미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3. 12. 1.
• textsms

오늘 한시 #44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세계가 있었던 거예요

오늘 아침 나는 분명히 눈을 감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타는 태양이 보였어요 눈꺼풀을 덮는 것만으론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세계가 있었던 거예요 - 하루의 인생, 김현영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3. 11. 26.
• textsms

오늘 한시 #43 편지의 윗줄은 비워놓았어요

편지의 윗줄은 비워놓았어요 당신이 이 편지를 읽을 때마다 내가 당신에게 미처 하지 못한 그 말을 상상할 수 있도록 - 영혼의 기억, 장 자크 로니에

• format_list_bulleted 1:00 | 오늘 한시
• · 2023. 11. 17.
• textsm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