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 한시 #46 하물며 평생을 마주칠 수 없는 낮과 밤조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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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는 다 졌고 꽃도 저물었고 하루가 죽었고

마음의 지평선 위로 별이 총총 눈을 떴고 달은 튕겨 오르고

너는 불쑥 솟고 내 어둠에 네가 불을 켰고

너와 나의 빈틈 사이로 한숨이 날아들고 너는 잦아들고

너의 귓속말이 바람으로 불어오고 나는 흔들리고

눈썹 아래로는 작은 바다가 생기고 그냥 울어버리고

그대로 미칠 것 같은데 나 어떡하냐고

불꽃처럼 확 없어져 버리고 싶다고

 

- 질식, 서덕준 -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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