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ILL MAGAZINE
해는 다 졌고 꽃도 저물었고 하루가 죽었고 마음의 지평선 위로 별이 총총 눈을 떴고 달은 튕겨 오르고 너는 불쑥 솟고 내 어둠에 네가 불을 켰고 너와 나의 빈틈 사이로 한숨이 날아들고 너는 잦아들고 너의 귓속말이 바람으로 불어오고 나는 흔들리고 눈썹 아래로는 작은 바다가 생기고 그냥 울어버리고 그대로 미칠 것 같은데 나 어떡하냐고 불꽃처럼 확 없어져 버리고 싶다고 - 질식, 서덕준 -
남들은 우습다 유치하다한들 나는 믿는다 영원한 영혼을, 죽음 너머 그 곳을 그렇다고 믿자 내가 늙고 어느덧 잔디를 덮어눕고 당신이 있는 그 곳에 가거든 한 번 심장이 터져라 껴안아라도 보게. 나 너무 힘들었다고 가슴팍에 파묻혀 울어라도 보게. - 서덕준, 천국