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 한시 #37 너를 보내고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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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를 보내고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

찻잔은 아직도 따스했으나 슬픔과 절망의 입자는

내 가슴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.

어리석었던 삶의 편린들이여, 언제나 나는 뒤늦게 사랑을 느꼈고

언제나 나는 보내고 나서 후회했다.

그대가 걸어갔던 길에서 나는 눈을 떼지 못했고

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는데

툭 내 앞을 가로막는 것은 눈물이었다. 한 줄기 눈물이었다.

 

가슴은 차가운데 눈물은 왜 이리 뜨거운가.

찻잔은 식은지 이미 오래였지만 내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다.

내 슬픔, 내 그리움은 이제부터 데워지리라.

 

그대는 가고, 나는 갈 수 없는 그 길을

나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할까. 안개가 피어올랐다.

기어이 그대를 따라가고야 말 내 슬픈 영혼의 입자들이.

 

- 너를 보내고, 이정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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