반응형
내가 너를 사랑했을 때
너는 이미 숨져 있었고
네가 나를 사랑했을 때
나는 이미 숨져 있었다
너의 일생이 단 한번
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라면
나는 언제나
네 푸른 목숨의 하늘이 되고 싶었고
너의 삶이 촛불이라면
나는 너의 붉은 초가 되고 싶었다
너와 나의 짧은 사랑
짧은 노래 사이로
마침내 죽음이
삶의 모습으로 죽을 때
나는 이미 너의 죽음이 되어 있었고
너는 이미 나의 죽음이 되어 있었다
- 어떤 사랑, 정호승
반응형
'1:00 | 오늘 한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오늘 한시 #14 성숙해져 간다는 건 사실 대단한 게 아닌 것들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(0) | 2023.10.13 |
---|---|
오늘 한시 #13 보고 싶다란 한 문장으로 축약하기 전까지 (0) | 2023.10.12 |
오늘 한시 #11 목숨 걸고 사수했던 역이다 (0) | 2023.10.10 |
오늘 한시 #10 무너져가는 여름밤 닳아버린 청춘속에 (1) | 2023.10.10 |
오늘 한시 #9 내 무덤 아래에 늘 다른 무덤이 있다 (0) | 2023.10.09 |